OT 보안 투자는 왜 항상 사고가 난 뒤에야 주목받는가?

2026년에 들어서며 산업 현장은 더 엄격한 규제와 높아진 사이버 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핵심적인 OT 보안 통제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OT 환경이 가진 구조적 특성, 즉 보호가 가장 필요한 시스템일수록 동시에 가장 손대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점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러한 긴장은 반복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에너지 설비는 랜섬웨어 사고 이후에야 복구 작업에 들어갔고, 제조 현장은 계정 탈취로 인한 침해 이후에야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했으며, 공공 인프라 역시 서비스 중단 이후에야 정상화가 이뤄졌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하나의 공통된 흐름을 보여줍니다. 예방적 보안 투자보다, 사고 이후의 대응 비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2026년을 앞두고 예산 편성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OT 조직이 이 같은 구조에 대해 다시 질문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기관기업들이 OT 보안 규제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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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S2, 사이버 복원력 법안(CRA), IEC 62443, NERC 기준 등 규제 환경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고 이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OT 환경에 내재된 세 가지 구조적 현실 때문입니다.

첫째, OT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안정성과 연속 운전을 우선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유지보수 창은 제한적이며, 다운타임은 곧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작은 설정 변경 하나도 안전, 엔지니어링, 벤더, 컴플라이언스 부서를 거쳐야 합니다. 이처럼 가동률이 성과의 핵심 지표가 되는 환경에서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예방적 보안 투자가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규제 준수 자체가 많은 자원을 소모합니다. 규제는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문서화, 감사, 보고에 조직의 역량이 집중되도록 만듭니다. 그 결과, 형식적으로는준수상태에 도달했음에도, 실제 OT 현장에서의 오프라인 인증 공백이나 레거시 접근 경로, 운영자 워크플로우의 현실적인 위험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셋째, 보안 조직과 엔지니어링 조직 간의 관점 차이도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입니다. 보안 부서는 통제 강화를, 엔지니어링 조직은 운영 연속성을 중시합니다. 예산을 책임지는 부서는 변화가 새로운 위험을 만들지 않는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요구합니다. 목표는 동일하지만, 이러한 간극이 투자 결정을 늦추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5년이 남긴 분명한 신호

 

지난해 여러 사건은 한 가지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사고 이후의 대응은 예방적 투자보다 훨씬 더 큰 비용과 운영 부담을 초래합니다. 에너지 기업의 랜섬웨어로 인한 장기간 중단, 탈취된 계정을 통한 제조 환경 내 확산, 공공 인프라의 무단 접근 이후 복구 작업은 모두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과 우선순위의 문제였습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핵심 서비스나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OT 장애의 평균 비용은 시간당 22만 달러를 넘어섭니다. 이는 사고 이후의 복구가 항상, 사전에 투자했을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지금 OT 조직에 필요한 보안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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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업계는 상시 연결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서도, 침입 지점을 사전에 줄일 수 있는 보안 구조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먼저, 네트워크 상태와 무관하게 검증 가능한 인증이 필요합니다. 최근 많은 OT 사고는 중앙 서버에 의존하는 인증 구조에서 발생했습니다. 유지보수, 망 분리, 네트워크 장애 상황에서 인증 공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동적·단방향 인증 방식, 그리고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검증 가능한 구조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OTAC와 같은 접근 방식은 비밀번호나 상시 연결 없이도 신원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여, OT 환경의 엣지와 격리 구간에서의 복원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열악한 네트워크 조건에서도 남는 운영 증거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로컬 로그를 유지하고 연결이 복구되면 이를 동기화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ID·비밀번호 기반 시스템이 제공하지 못했던 가시성을 제공합니다. 이는 SIEM이나 기존 컴플라이언스 도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운영 이력을 보존하는 기반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서류상의 준비도가 아니라 실제 운영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가 필요합니다. 평균 탐지 시간(MTTD), 평균 복구 시간(MTTR), 오프라인 인증 성공률과 같은 지표는, 형식적인 감사 결과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보안 상태를 보여줍니다.

 



2026년 예산안에서 나타나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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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조직들은 보안 투자를 단순한 규제 대응 비용이 아니라, 운영 중단을 방지하기 위한운영 보험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는 규제와도 상충하지 않습니다. ENISA를 비롯한 규제 기관들 역시 정책 문서보다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검증과 대응 능력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규제의 본질은문서상 준수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예산 논의는 흔히 도구, 벤더, 인증, 감사 항목에 집중됩니다. 그러나 이를 모두 관통하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내일 네트워크가 끊기거나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더라도, 우리의 핵심 접근 통제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

이에 확신을 가지고 답하기 어렵다면, 아무리 규정을 충족하고 있어도 준비는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고 이후에 대응하는 보안이 아니라, 서비스 중단 자체를 예방하는 보안이 곧 운영 연속성을 만듭니다. 그리고 2026년에는 이 연속성이 OT 보안의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 될 것입니다.

앞서가는 조직은 다음 장애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미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반드시 작동해야 할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합니다. 보안 투자는 구매가 아니라, 이러한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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