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패스워드리스(Passwordless)는 더 빠른 로그인, 더 나은 사용자 경험, 비밀번호 분실 감소와 같은 편의성 중심의 기술로 논의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은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OT(운영기술) 환경에서는 편의성 자체가 핵심 기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OT에서는 무엇보다도 운영 연속성과 안정성이 우선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패스워드리스가 단순한 사용성 개선을 넘어, OT가 요구하는 운영 연속성, 위험 감소, 그리고 신뢰 구조의 재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동안 업계는 비밀번호 제거를 주로 편의성 관점에서 바라봐 왔지만, 이러한 접근은 이제 OT 환경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OT 보안 조직이 마주하는 환경은 IT와 크게 다릅니다. 분산된 설비, 최신 에이전트를 설치할 수 없는 레거시 시스템, 불안정한 네트워크, 외부 협력업체의 잦은 설비 접근, 그리고 NIS2와 같은 규제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기존의 강력한 비밀번호+MFA+VPN 조합만으로는 계정 오남용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렵습니다. 이는 침해를 막기보다는 공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늦출 뿐이며, 운영자에게는 더 큰 마찰을 남깁니다. 이제 OT 조직이 던져야 할 질문은 “비밀번호를 어떻게 더 강화할 것인가?”가 아니라, “단 한 번의 오용으로도 물, 에너지, 생산이 중단될 수 있는 환경에서 왜 여전히 정적인 자격증명에 의존하고 있는가?”입니다.
OT에서 위험이 달라지고 있는 이유
OT에서 패스워드리스가 중요한 이유는 비밀번호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환경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계정 오남용은 여전히 주요 침해 원인으로 남아 있으며, 업계는 더 긴 비밀번호와 복잡한 MFA로 대응해 왔지만, 인증 구조 자체는 여전히 정적(static)입니다. 오늘날 OT 운영에는 원격 유지보수, 벤더 접근, 역할 기반 작업이 일상화되어 있으며, 이는 기존의 자격증명 기반 모델이 설계된 환경과는 전혀 다릅니다.
위협이 동적으로 변하는 환경에서, 신뢰가 정적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OT에서의 패스워드리스는 속도나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운영 행태, 접근 맥락, 그리고 회복탄력성 요구에 맞춰 인증을 정렬하는 전략입니다.
IT와 OT의 패스워드리스는 전혀 다른 기술
패스워드리스를 IT 환경에 적용하던 방식을 그대로 OT에 옮기면 된다는 오해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OT는 IT와 다른 제약과 우선순위를 갖습니다. IT는 주로 온라인 상태의 최신 단말에서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인증을 다룹니다. 반면 OT 환경에는 PLC, HMI, 원격 설비, 레거시 네트워크가 포함되며, 연결성과 에이전트 배포가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이를 표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IT Passwordless | OT Passwordless |
| 사용자 중심 | 자산 및 작업 중심 |
| 대부분 온라인 환경 | 오프라인 또는 간헐적 연결에서도 동작해야 함 |
| 최신 단말 중심 | 레거시 설비가 일반적 |
| 로그인 경험에 초점 | 안전하고 책임 있는 접근에 초점 |
IT 환경에서 패스워드리스는 “누구인가”를 증명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OT에서는 “무엇을, 언제, 어떤 조건에서 할 수 있는가”까지 함께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모든 행위는 감사와 규제 대응을 위해 기록되고 입증 가능해야 합니다. 이 차이로 인해, OT의 패스워드리스는 단순한 로그인 기술이 아니라 접근 통제 철학 자체를 바꾸는 요소가 됩니다.
정적인 자격증명에서 맥락 기반 신뢰로
기존 인증 방식은 비밀번호, 인증서, 토큰과 같은 자격증명 안에 신원 확인을 위한 도구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적인 자격증명은 한 번 유출되면, 경계가 허용하는 모든 영역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분산된 OT 환경과 점점 더 맞지 않게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OT 아키텍처에서는 신뢰가 동적이고 맥락 기반으로 부여됩니다. 즉, 단순한 신원 확인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요소를 함께 고려해 접근이 검증됩니다.
이제 시스템은 “액세스를 위한 고정값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서 이 행위가 허용되는가?”를 묻습니다. 이 지점에서 패스워드리스는 로그인 기능이 아니라 운영 전략이 됩니다.
거의 운영 중단 없이 패스워드리스를 도입하는 방법
패스워드리스가 기존 IAM을 모두 교체하거나 네트워크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는 오해도 많습니다. 그러나 OT 환경에서 성공적인 도입은 대부분 점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조직은 외부 협력업체 접근, 원격 유지보수, 중요 자산 구역과 같은 명확한 워크플로우부터 적용하고, 운영 마찰을 최소화한 채 범위를 확장해 나갑니다.
실제 적용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목표는 비밀번호를 하루아침에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운영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노출면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OT 패스워드리스 프로그램의 특징
성공적인 조직들은 패스워드리스를 단발성 보안 프로젝트가 아니라, 신뢰 아키텍처의 업그레이드로 접근합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된 방향을 갖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패스워드리스는 비밀번호를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 또는 기기에 신뢰를 부여하는 방식을 현대화하는 전략입니다.
왜 지금인가, 그리고 앞으로 왜 더 중요해지는가
NIS2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접근 추적성과 사고 억제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핵심 인프라는 누가 로그인했는지만 기록하는 로그에 의존할 수 없습니다. 누가 무엇을 수행했는지까지 보여주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OT 보안의 미래는 로그인에서 끝나는 인증이 아니라, 작업 흐름을 따라 계속 검증되는 구조입니다.
패스워드리스는 이러한 전환을 자연스럽게 지원합니다. 업계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비밀번호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정적인 신뢰 구조가 동적인 운영 환경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디지털화, 원격 작업, 조직 간 접근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증의 기반 역시 진화해야 합니다.